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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제2편] 1915년 – 전쟁의 확산과 지옥의 기술들

by 스토리트레블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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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재 제2편으로,
1915년 한 해 동안의 제1차 세계대전의 전개 상황을 중심으로
서부 전선, 동부 전선, 발칸 전선, 해상 전투, 그리고 중동과 아시아 정세까지
입체적으로 상세하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연재 제2편] 1915년 – 전쟁의 확산과 지옥의 기술들

총연재: 20편 / 주제: 1차 세계대전부터 냉전까지의 세계사 스토리


1. 고착된 전선, 고통만 늘어간다 – 서부 전선의 참호 지옥

이겨도 이긴 게 아니고, 져도 끝이 아니었다

1915년 서부 전선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벨기에 해안부터 스위스 국경까지, 700km 넘게 이어진 참호전
움직임 대신, 죽음만 더해갔다.

  • 이프르 2차 전투 (4월): 독일군이 사상 최초로 독가스(염소가스) 사용
  • 프랑스와 영국은 이 가스의 공포에 전율, 이후 독가스는 공통 무기가 됨
  • 샹파뉴 전투, 르노 전투 등 수많은 공격이 있었지만
    → 전선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음
    → 수십만 명 사망만 더해졌을 뿐

“전쟁은 인간을 병사로 만들고, 병사를 흙으로 만든다.”
– 서부 전선 어느 병사의 일기


2. 동부 전선 – 대륙의 충돌, 그리고 참혹한 후퇴

서부 전선이 고착된 사이,
동부 전선은 여전히 거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독일-오스트리아 연합군의 반격

  • 고를리체-타르노프 전투 (5월):
    독일-오스트리아 연합군이 러시아군에 결정적 승리
  • 폴란드 전체와 갈리치아 대부분을 탈환
  • 러시아는 대규모 후퇴, 수백만 명의 전쟁포로 발생
  • 후퇴 과정에서 러시아군은 민간인 탄압과 유대인 학살을 자행
    → 역사상 최초의 전시 대규모 민간학살 사례로 기록

러시아는 병력은 많았지만, 무기와 물자는 부족했고
참호보다 후퇴에 더 익숙한 전쟁을 하고 있었다.


3. 오스만 제국 참전 – 전쟁의 판도가 바뀌다

1914년 말 오스만 제국이 참전, 1915년 본격 전선 확대

  • 독일 편에 선 오스만은 중동 전역을 새로운 전쟁터로 만듦

갈리폴리 전투 (2월~12월)

  • 영국·프랑스·ANZAC(호주·뉴질랜드) 병력이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을 점령하기 위해
    다르다넬스 해협 상륙 작전 개시
  • 터키 방어군: 무스타파 케말 (후의 아타튀르크)
  • 해상 침공 실패 → 육상 침공 전환 → 참호전 돌입

결과:

  • 연합군 25만 명 사상, 철수
  • 오스만 제국 승리, 국민적 영웅 탄생

이 전투는 오스만의 마지막 승리이자
호주·뉴질랜드의 국가 정체성 형성 계기가 됩니다. (ANZAC Day)


4.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 인류사 최악의 범죄 중 하나

오스만 제국 내부에서 벌어진 비극

  • 오스만 정부,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을 ‘러시아 협력자’로 지목
  • 체계적인 추방, 학살, 강제 행군 실시
  • 1915년 한 해 동안 약 100만 명 이상이 사망

이 사건은 후일 “20세기 최초의 집단학살(Genocide)”로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국제 사회의 역사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5. 해상 전투 – 무제한 잠수함전과 민간인 희생

독일 U보트(잠수함) 전술 강화

  • 영국의 해상봉쇄에 맞서 독일은 무제한 잠수함 작전 개시
  • 민간 선박도 무차별 공격 대상으로 지정

루시타니아 호 격침 (5월 7일)

  • 뉴욕발 리버풀행 영국 여객선
  • 1,200명 사망, 그 중 미국인 128명 포함
    → 미국 여론 격분
    → 독일은 한때 잠수함전 중단, 그러나 이미 외교관계 균열 시작

훗날 미국의 참전 명분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6. 이탈리아, 드디어 전쟁에 뛰어들다

  • 원래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의 일원이었던 이탈리아
    → 오스트리아와의 영토 갈등으로 연합국 측에 접근

런던 비밀협정 (4월)

  • 연합국은 전후 트렌티노, 달마티아, 알프스 영토 제공 약속

5월 23일 –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선전포고

알프스 전선 형성, 이탈리아군은 이스온초 강을 중심으로 12차례 공세 감행
→ 수많은 사상자 발생했지만, 전선은 움직이지 않음


7. 아시아 정세 – 일본의 기회주의적 확장

  • 일본은 1914년 독일에 선전포고 후, 중국 산둥반도와 태평양 섬 점령
  • 1915년, 중국에 “21개조 요구” 제시
    → 중국의 내정 간섭 + 일본의 경제 특권 강화 요구
    → 위안스카이 정권은 대부분 수용 → 중국 내부 반일 감정 격화

이는 훗날 5·4 운동(1919) 등 민족주의 운동의 불씨가 됩니다.


8. 인도, 아랍, 식민지 – 전장의 이름 없는 병사들

  • 영국령 인도: 100만 명 이상이 유럽·중동 전선에 파견
  • 아랍 지역: 오스만의 통치에 반감 가진 아랍인들
    → 영국의 로렌스(‘아라비아의 로렌스’) 등이 반오스만 봉기 조장 시작
    → 훗날 아랍 반란(1916)으로 연결

식민지 병사들은 누구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희생자였습니다.
그들의 전쟁은 남의 전쟁이었습니다.


1915년 총정리

전선 핵심 사건
서부 전선 독가스 등장, 참호전 장기화
동부 전선 독일-오스트리아 반격 성공, 러시아 후퇴
중동 갈리폴리 전투, 아르메니아 학살
해상 루시타니아 침몰, U보트 공포
이탈리아 연합국 참전, 알프스 전선 형성
아시아 일본의 21개조 요구, 중국 반발 고조
식민지 인도·아랍 병력 동원, 민족주의 불씨 확산

마무리: 전쟁은 점점 더 ‘세계’로 변해갔다

1915년,
전쟁은 더 이상 유럽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 중동이 불타오르고,
  • 아시아가 흔들리며,
  • 해상에서는 민간인까지 죽어갔고,
  • 전쟁은 더 지저분하고, 더 비정하고, 더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전쟁은 인류사 최악의 전투들을 만들어내며,
“이제 절망만이 남았다”는 해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음 편 예고

[연재 제3편] 1916년 – 베르됭과 솜: 죽음으로 쓰는 한 해의 기록

이 해는 전쟁의 ‘의미’가 사라진 해입니다.
전선은 움직이지 않았고, 사람들만 죽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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